UNDERSTANDING ACCREDITATION STANDARD

7영역의 시작: 교육평가체제를 수립하고
시행한다는 의미

윤보영 인증기준위원(인제의대)

ASK2019(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는 WFME(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세계의학교육연합회) 2015년 기준(standard)을 한국의 상황에 맞게 참조하여 수정 개작한 것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ASK2019를 의과대학ㆍ의학전문 대학원(이하 ‘의과대학’) 평가에 적용하여 2022년까지 40개 의과대학을 모두 평가하였다. 그 동안 2020년에 WFME는 기본의학교육과정의 기준을 개정하였다. 개정된 WFME 2020을 살펴보면 의과대학 교육평가의 지향점을 알 수 있고 ASK2019를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다.
WFME 2020의 7영역은 단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바로 질 보증(Quality Assurance)이다. 질을 보증하려면 현재를 평가하여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하는 질 향상 활동을 끊임없이 연속적으로 해낼 때 가능할 것이고 그 결과가 좋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선 활동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결과인 질을 보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질 보증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할 지 ASK2019와 WFME2015에서는 여러 세부 기준을 통해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교육평가는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첫번째 과정이면서 시작점으로써 현재 교육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현 상태에 대한 평가가 신뢰롭고 타당할 때 다음 단계로 나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 평가는 교육의 질을 보증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교육평가체제에서 체제는 mechanism을 번역한 것으로 system을 체계로 번역하는 것과 구별하였다. Merriam-Webster 사전을 보면 system은 연관된 같은 영향 아래에 있는 상호작용하는 집단을 이야기하는 반면 mechanism은 기계처럼 여러 부분이 서로 맞물려서 동작하는 것을 말하며 결과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나 기작을 이야기한다. mechanism에는 과정(process)의 개념이 들어가며 움직임이 있다. 따라서 교육평가체계(system)보다는 체제(mechanism)라고 하는 용어가 적절해 보인다. 그림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교육평가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정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교육평가를 시행하기 위해 교육평가를 시행하는 담당기구가 필요하며 이는 학교에 따라 교육평가위원회와 같이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맥락에 따라 질개선위원회 등 질 개선 활동의 한 부분으로 교육평가를 보고 같은 조직에서 함께 운용할 수 있다. 상시 조직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한시적인 기구로 운영될 수도 있다. 학교의 판단에 따라 외부평가를 추가할 수도 있고 내부평가만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외부평가를 정기적으로, 같은 품질로 받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자체 기구를 두고 운영하면서 구성원의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규정, 내규, 지침 등은 일을 하기 위한 규칙이나 치침을 글로 적어서 표준화한 것이다. 교육평가는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따르며 사전에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 교육평가의 담당기구, 평가 주기, 평가 대상에 대한 정의 등을 포함하며 평가 틀을 만들어서 준거와 지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특정 교육평가모형을 빌어 사용할 수 있고 학교의 요구에 맞추어 만들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실천하기 위해 자료수집 방법, 분석 방법, 결과 보고 체계와 그 결과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사전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

교육평가의 대상은 교육의 모든 과정(ASK2019의 모든 영역)을 포함한다. 교육을 구성하는 요소는 교육과정(2영역)이 핵심요소이지만 교육과정을 잘 디자인하고 구현하기 위해 성과(1영역)가 우선 정의되어 있고 성과의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학생평가(3영역)를 잘 설계하고 실행하여야 한다. 또한, 인적, 물적 자원(6영역)을 적절히 확보하고 투입하여야 하며 대학의 운영체계와 행정(8영역)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학생 지원을 통하여 학습자(4영역)가 규정된 교육과정을 잘 소화하고 학습자로서 웰빙을 도모하여 역량을 갖추면서 건강한 의사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학습자를 잘 교육하기 위하여 역량 있는 교수(5영역)가 필요하며 교수자 또한 웰빙과 함께 교수자로서 사명과 보람을 느낄 때 교육의 효과가 커질 것이다. 일련의 교육의 과정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교육평가(7영역)라고 할 수 있겠다. 교육의 성과를 분석할 수 있는 자료 중 학습자 역량이 달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자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습자의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관건이며 학생평가 결과 중 학습자의 수행능력을 반영하는 지표를 선정해야 한다. ASK2019에서는 의과대학 재학시절의 수행능력 뿐 아니라 졸업생의 수행능력 평가를 독려하고 있다. 실행가능성에는 의문이 있고 개개 의과대학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장기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 된다. 지향하는 바가 옳다면 기본의학교육 뿐 아니라 졸업 후 교육의 주체들(대학의학회, 전문학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등)과 함께 의학교육의 장기성과 평가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정부의 지원과 의과대학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교육평가는 상당한 인적, 물적자원이 필요하므로 잦은 주기로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관심을 두고 있는 평가 대상과 신속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선정하여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문제를 개선하고 그 결과를 구성원들에게 피드백 하여야 한다. 모니터링을 위해서도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료수집과 분석이 정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선정한 준거와 지표에 따라 모니터링의 자료 일부 또는 전부가 교육평가의 자료가 될 수 있다. 모니터링의 주체는 교육평가 주체와 동일할 수도 있으며 학교 상황에 따라 교육을 시행하는 부서나 기구에서 모니터링을 담당할 수도 있다. 개선도 학교의 개선을 위한 기구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교육을 시행하는 부서에서 즉각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며 모니터링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교육평가 이후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교육평가 결과에 따라 부족하여 개선이 필요한 부분(주요 관심분야)이 논의되어야 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담당기구나 조직과 논의하고 개선을 위한 계획을 세우거나 개선의 성과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

※ 이상으로 교육평가체제를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는 K.7.1.2 기준에 대한 해설을 해보 았습니다. K.7.1.2의 하부 가이드는 서로 수준과 위계가 맞지 않아 오히려 이해를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7영역 전체를 통틀어 흩어져서 제시된 교육평가 개념을 설명하고자 하였습니다. 7영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