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과대학의 교육을 발전시키고 세계화하는데 한국의학교육학회와 더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20년에 걸친 노력에 우선 치하를 드리며 몇 가지 제안을 합니다. 현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며 또 인구사회학적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하여 의료의 패러다임을 질병의 발생 후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꾸어야 하는 시점으로 이에 맞는 의학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미래 의료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도록 재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가도 미래 의료를 대비한 교육과정을 잘 갖추었는지 평가해야 하고, 선제적으로 이러한 평가항목을 미리 반영하여 각 의과대학이 잘 준비하도록 선도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고령사회 진입은 노인의 유병률 증가와 보건의료분야의 비용증가로 이어져 질병치료는 물론 복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수명의 연장뿐 아니라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건강증진과 질병의 예방 전략을 써야 합니다. 또한 모든 인간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므로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하도록 의료인은 생애말기에 좋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이 교육과정에 체계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미국의 LCME에서는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에 임종돌봄(end of life care) 교육이 꼭 포함되도록 권고하였고 2008년 조사에서 모든 의과대학이 여러 형태의 이에 관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서 임종돌봄이 제도적인 뒷받침 하에 운영되고 있으나 2017년 전국의과대학생 설문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우리나라 의과대학생은 충분한 교육과 자신 있게 임종환자를 대할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의과대학에 이 교육과정을 필수교육과정으로 운영하여야 할 것이며 역시 평가항목에 포함시키기를 제안합니다.
 
현대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시대이므로 이에 맞는 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의사양성을 위한 교육과 무엇보다도 질병의 발생 후 치료보다는 예방에 주력해야 할 장래의 의사가 될 의과대학생은 학창시절부터 금연, 운동, 식이 등 좋은 생활습관을 모범적으로 실천하여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의 건강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실천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녹여 운영하도록 하고 이를 적절히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하여 선도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양성평등시대인 이 시대에 적극적으로 젠더에 편향되지 않은 관점을 기르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교육과정에도 반영되어 있는지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양, 한방으로 이원화 되어 있으며 현시점에서 통합은 요원해 보이는데 현대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부 만성질환에서는 한의학이나 여러 보완의학이 도움이 되어 선진국에서도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질환에 이용하고 근거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극히 편협하고 적대적인 사고로 현대의학이 아니면 전혀 인정하지 않으나 도움이 되는 영역에서는 통합하고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반영하기를 바랍니다. 보완의학에 관하여 편견을 갖지 않도록 교육하고 경험하도록 하여 이러한 경험을 통해 열린 사고의 젊은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양, 한방의학을 통합하여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를 정비하여 의료의 낭비 없이 진정으로 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역시 WFME에서 보완대체의학을 필수 교육과정에 포함하도록 한 점에 비추어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교육과정의 포함을 권고하기를 제안하며 이러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장차 의료체계를 통합하는 주역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모든 의과대학이 개인의 발전과 사회에 공헌하는 의료인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계속 평가하고, 모니터하고, 선도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