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각 의과대학의 평가위원들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제시하는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을 해석하고 그에 맞추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하여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 평가인증기준 중에 ‘졸업 후 교육’ 영역이 있습니다.

‘졸업 후 교육’ 영역의 평가는 2000년부터 시작한 1주기 자체평가 연구지침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2007년부터 시작한 2주기 평가와 그 후 Post-2주기 평가에서 ‘졸업 후 교육’을 6번 평가영역에 포함하였습니다. ‘졸업 후 교육’ 영역의 평가부문은 2주기 평가에서 ‘대학원 교육’만 포함하고 있었으며 Post-2주기 평가에서 ‘대학원 교육’과 ‘전공의 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하고 있어 의학교육 연속체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의학교육 평가인증부터 전면 도입한 ASK2019(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 평가기준의 평가영역과 평가항목을 살펴보면 ‘졸업 후 교육’이라는 제목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각 기준 항목과 작성가이드, ‘주’ 설명항목에는 3개 영역 5개 항목에서 ‘졸업 후 교육’에 대한 작성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1영역 ‘사명과 성과’ 기본기준 두 번째 항목에는 ‘졸업 후 교육과 평생학습하는 의사양성’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의과대학의 기본의학교육과정에 졸업 후 교육에서 평생교육까지 고려한 의학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평가영역의 변화는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의학교육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강의실에서 지식 전달로 그치던 교육이 임상술기교육, 인문사회의학교육, 현장실습교육, 전문직업간교육, 등 다양한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였으며, 평가인증에서 평가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졸업 후 교육에 대한 교육과정은 아직도 많은 의과대학에서 어떻게 운영하여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의사를 양성하는 의학교육은 의과대학이 담당하고 있는 기본의학교육(Basic Medical Education, BME,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UME)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졸업후의학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 GME)과 평생의학교육(Continuing Medical Education, CME)으로 연결되는 연속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연속성이 부족합니다. 의과대학의 기본의학교육을 마치고 의사자격증을 받은 후 수련의, 전공의, 전임의 과정을 수련병원에서 교육받으며, 그 교육을 평가하는 주체는 대한의학회와 각 전문학회,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원의의 연수는 대한의사협회가 담당하고 있으며 평점을 채우기 급급한 실정입니다. 이렇게 의학교육의 연속성이 단절되고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분리되어 있음으로써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이 의과대학에서 일어나는 의학교육의 방향과 그 맥락이 달라질 수 있으며 의사 세대 간의 가치관의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서 의과대학 평가인증을 시작한 지 20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평가인증을 통하여 우리나라 기본의학교육의 방향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이제 기본의학교육에 머물던 의학교육의 변화는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에도 적절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는 당연직 이사로서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관계기관 대표들과 정부, 교육계, 언론계, 법조계의 이해관계자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각 기관의 대표들은 의과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의학교육의 변화에 대한 각 기관의 이해관계를 대표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의사양성에 의학교육 연속체를 갖춘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을 위하여 각 기관의 적극적인 동참이 강화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역할이 의과대학의 교육을 평가하는데 그치지 않고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기관과 연계하여 서로 유기적이고 연속성 있는 의학교육이 이루어지는지 평가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기를 바랍니다.